[에이지즘] AI 시대의 에이지즘, 기술과 제도를 넘어 ‘가치관’과 ‘공존’의 철학을 이야기하다

Ⅰ. 서론: 나이의 굴레와 AI의 그림자: 에이지즘 극복을 위한 철학적 성찰의 시작

AI 시대의 나이 차별(에이지즘), 왜 제도가 아닌 ‘가치관’과 ‘자녀 교육’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우리는 지금, 나이 차별을 의미하는 에이지즘(Ageism)이라는 오랜 사회적 병폐와, 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AI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1969년 로버트 버틀러(Robert Butler) 박사가 이 용어를 정의한 이후, 사회는 청년차별부터 노년차별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이 차별을 경험해 왔습니다.

문제는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의 편견이 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스며들어 더 은밀하고 강력한 차별을 낳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블라인드 채용’이나 ‘평생 학습’ 같은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나이 중심 문화와 세대갈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법과 제도를 넘어, 우리가 나이 차별(에이지즘)을 극복하고 세대 간 공존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가치관’과 미래 세대인 ‘자녀 교육’을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이 글은 AI 시대의 에이지즘 현실을 분석하고, 나아가 우리 마음속의 이중 잣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공존의 철학을 자녀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Ⅱ. 나이 차별이 생겨나는 이유: 학자들이 말하는 이론적 배경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나이 차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구조와 심리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의견입니다. 에이지즘(Ageism)이 어떻게 발생하고 유지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1) 나이 차별(에이지즘)의 정의와 양방향성

① 로버트 버틀러(Robert Butler, 1969)의 제안: 버틀러 박사는 1969년, 나이를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것을 에이지즘(Ageism)이라고 이름 붙이자고 제안했습니다. 피부색이나 성별로 인한 차별처럼, 나이로 인한 편견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뜻입니다.

② 청년차별의 이론: 성인 우월주의(Adultism): 나이 차별은 나이 든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성인 우월주의(Adultism)라는 개념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나 결정권을 무시하는 현상을 분석했어요. 어쩌면 ‘경험이 부족하다’, ‘미숙하다’는 프레임이 우리 사회의 청년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개념을 잭 티. 프레스콧이 1972년에 분석하며 널리 알려졌습니다.)

(2) 노년층과 개인에게 나타나는 나이 차별의 모습

심리학적 관점: ‘나와 거리를 두려는 마음’: 일부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노년층을 볼 때 ‘죽음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 하고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노년층에 대한 차별이 생존 본능과도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② 경제학적 관점: ‘효율성’의 딜레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생산적이냐’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은퇴 등으로 인해 생산적인 활동이 줄어든 노년층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나이 차별이 자본주의의 효율성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은 아닌지 함께 고민해봐야 할 지점입니다.

‘자기 자신을 차별하는’ 마음: 베카 레비 교수는 개인이 사회의 편견을 스스로 받아들여 “이 나이에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 기회를 포기하는 현상을 ‘자기 연령차별’이라고 부릅니다. 이 내면화된 차별은 우리의 행동을 위축시키고, 나이에 갇혀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게 만드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Ⅲ. AI 시대, 에이지즘과 세대갈등의 현실: 새로운 차별의 모습들

나이 차별(에이지즘)과 세대갈등은 이제 AI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하면서 더욱 복잡하고 은밀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기존 정책의 한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1) 글로벌 추세와 AI 알고리즘의 그림자

WHO의 경고 (2021):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3월 보고서를 통해, AI와 알고리즘이 고용, 대출 등 중요한 결정에서 나이를 기반으로 차별적 판단을 내릴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AI는 과거의 차별적 데이터를 학습하기 때문에, 과거의 나이 차별이 데이터에 들어 있다면, AI는 이를 미래의 표준으로 정당화하여 차별을 더 심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② OECD와 경제적 불공정: OECD는 연금 및 사회보장 비용 부담을 둘러싼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청년층이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하향 이동’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세대 간의 공정성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2) 대한민국 현실: 구호에 그친 정책의 한계를 넘어

한국 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서 나이 차별은 더욱 첨예한 갈등을 낳고 있으며,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기존의 전략들이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실 비판 1] 나이 중심 문화를 못 깨는 기존 전략: ‘블라인드 채용’은 참 좋은 시도였지만, 현실적으로는 ‘나이’ 대신 ‘경력 기간’, ‘졸업 연도’ 같은 요소가 교묘하게 나이 차별을 대신하는 수단이 되곤 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의 나이 중심 임금체계(연공서열)가 그대로 남아있는 한, 젊은 세대의 역량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청년차별은 사라지기 어려워 보입니다.

[현실 비판 2] 취업과 무관한 ‘평생 학습’: 나이에 상관없이 배울 기회를 늘리자는 ‘평생 학습’도, 실제로 고령층에게 제공되는 교육이 실제 재취업이나 기술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취미나 기초 교육만으로는 AI 시대의 높은 기술 장벽을 넘기 어렵지 않을까요? 자기 연령차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입니다.

[AI의 그림자] 사람 대신 AI가 하는 구인/구직 차별: 최근에는 이력서를 자동으로 검토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 경력 기간이나 졸업 연도를 근거로 특정 연령대의 지원자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노년층이나 늦깎이 구직자에게 AI가 차별을 정당화해주는 무서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대 갈등의 심화] 가치관과 자원의 이중 잣대: 연금, 부동산 등 한정된 사회 자원을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은 이미 정치적 논쟁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서로에 대한 ‘나와 남에 대한 다른 잣대’가 공감과 연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Ⅳ. AI 시대, 나이의 장벽을 허무는 혁신적 제안과 미래 교육

기존 전략의 한계를 뛰어넘어, AI 시대에 맞는 현실적인 혁신 전략을 세우고, 이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심어주기 위한 자녀 교육 방안까지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5가지 방향을 함께 잡아보는 것을 제안해봅니다.

밝고 미래지향적인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보며 협력 학습을 하고 있는 모습. 홀로그램에는 역사 기호, 과학 공식, 예술 디자인 등이 비치고 있으며, 노인들은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학습에 참여하는 조화로운 세대 통합 교육 환경을 보여줌.

(1) 일자리 혁신: 나이가 아닌 ‘역량’으로만 평가받는 시스템

[제안 1] ‘나이 연차’ 대신 ‘역량 가치’ 임금 체계를 고민해봐요

: 우리 사회의 나이 중심 문화를 근본적으로 해체하기 위해, 나이와 근속연수를 임금 결정에서 떼어놓고, 오직 ‘현재의 업무 능력과 성과’만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역량 가치 임금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청년차별을 해소하고, 고령층에게도 새로운 역량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제안 2] ‘경력 전환 교육 지원’으로 고령층의 실질적인 AI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어떨까요?

: 50대 이상 세대가 AI, 데이터 분석 등 미래 유망 기술을 제대로 배워 실제 직업 전환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국가가 지원해주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단순한 기초 교육이 아니라, 실제 취업과 연결될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2) 기술 및 AI 윤리 혁신: 알고리즘 차별을 막는 우리의 노력

[제안 3] AI 프로그램의 ‘나이 공정성 감사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필수일 것 같아요

: 기업들이 채용이나 대출 등 중요한 결정에 사용하는 AI 프로그램들이 나이 차별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제3의 전문 기관이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감시하는 ‘알고리즘 공정성 감사제’ 도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요? AI에게 과거의 나쁜 차별 관행을 학습시키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안 4] ‘세대 공존형 프로젝트’를 기업의 핵심 과제로 만들어봅시다

: 젊은 인재의 AI 기술력과 나이 든 전문가의 오랜 현장 경험 노하우를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세대 간 지식 공유 프로젝트’를 기업의 주요 연구 과제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핵심 개발 활동) 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세대 간 연대가 돈이 되는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인 길이 될 것입니다.

(3) 미래 세대 ‘자녀 교육’ 혁신: 나이의 벽을 허무는 공감 능력 배양

궁극적으로 나이 차별(에이지즘)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나이가 아닌 ‘존중’과 ‘역량’의 가치관을 내면화해야 합니다.

[제안 5-1] 학교 교육과정 내 ‘세대 공감 교육’ 의무화

: 현재의 단순한 도덕 교육을 넘어,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세대 공감 교육’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참고: 중앙일보 보도 등에서 인성교육에 세대 공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 이 교육은 단순히 노인을 공경하라는 내용이 아니라, 나와 다른 세대의 경험을 경청하고, 노년의 삶의 지혜와 청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구체적 활동 예시: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메모로(Memoro, 기억의 은행)’ 활동을 학교 창의적 체험 활동과 연계하거나,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1:1 매칭 활동을 봉사 활동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제안 5-2] 가정 내 ‘비선형적 생애 교육’과 역할 교환 경험

: 부모는 자녀들에게 ‘특정 나이에 특정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생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비선형적 생애 교육’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구체적 활동 예시: 자녀에게는 고령의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이나 키오스크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디지털 튜터’ 역할을 부여하고, 부모 세대는 자녀에게 인생의 경험적 지혜를 나누는 ‘역할 교환 경험’을 통해 세대 간 존중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4) 사회적·제도적 혁신: 공감과 책임의 균형
젊은 세대와 고령층의 정책 참여 균형이 필요해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한 정책 참여 기회 확대와 함께, 주요 정책 결정 시 나이 든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고령자 정책 영향 평가제’를 도입하여, 모든 세대의 의견이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Ⅴ. 결론: 에이지즘 극복의 진짜 열쇠: 우리 마음속 ‘가치관’의 전환

에이지즘 극복을 상징하는 이미지. 두 손 사이에 뇌 모양의 황금 열쇠가 떠 있으며, 뇌 내부에는 '공감, 지혜, 포용, 존중' 등의 가치관을 뜻하는 영단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AI 시대, 에이지즘 극복의 진짜 열쇠는 ‘가치관’과 ‘자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이 차별(에이지즘)이 구조적 문제이며, AI 시대에 알고리즘 차별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역량 중심 임금제나 AI 감사제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차별적인 상황과 차별 제도는 우리 인간이 만들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공정해져도,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의 ‘가치관’‘이중 잣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차별은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것입니다.

머리로는 ‘나이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외치면서도, 나이가 어린 상사에게 반발심을 느끼고, 늦깎이 재취업자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은 아닐까요? 나이 든 세대가 청년 세대에게 “노력이 부족하다”고 손가락질하면서, 정작 본인이 배제될 때는 “나이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다”라고 외치는 ‘내로남불’ 같은 이중 잣대가 에이지즘을 영원히 재생산하는 동력입니다.

진정한 공존은 거대한 담론이 아닌 나 개인의 성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와 남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이기적인 가치관을 성찰하고, 나이와 무관하게 ‘저 사람의 역량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공존의 철학을 세우는 것.

AI 시대, 나이의 장벽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국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실천하자”는 현실적인 의지의 실천이 아닐까요? 우리 가족부터 나이 차별 없는 존중의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스스로의 편견을 돌아보는 노력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만든 차별을, 우리 스스로의 성찰과 실천으로 부수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참고문헌 (References)
1. Butler, R. N. (1969). Age-ism: Another form of bigotry. The Gerontologist, 9(4), 243-246. (에이지즘 개념 최초 정의)
2. Prescott, J. T. (1972). Adultism: Another form of bigotry. (청년차별 개념 분석)
3.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2021). Global report on ageism. (AI 시대의 나이 차별 위험성 분석)
4. OECD. (2018). Working Better with Ages: Korea. (세대갈등 및 노동시장 지적)
5. O’Neil, C. (2016). Weapons of Math Destruction: How Big Data Increases Inequality and Threatens Democracy. (알고리즘 차별의 구조적 문제 관련 참고)
6.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NIA).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고령층 디지털 접근성 및 격차 관련 통계)


에디트쌤의 즐거운 수학과 철학교실에서 더 알아보기

구독을 신청하면 최신 게시물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

error: Content is protected !!